-- 책을 읽자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 - 공지영

오르나비 2009. 6. 18. 17:41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저자/ 공지영

한겨레출판 / 252쪽

2009년 02월 16일 출간

 

 

<즐거운 나의집> 책을 읽기전 까지 나에게, 

공지영이란 사람의 책은 왠지 어렵단 생각부터 들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착한 여자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런 책들을 읽었음에도 왠지 선입견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 선입견이란 나랑 다른 여성에 대한 선입견~ 머 그런거 였을것이다.

 

이제, 나에겐 공지영이란 사람의 책은 친구같은 느낌이다.

한시대를 살아가면서 보이는 엄마의 눈길이기도 하고,

같은 여성으로서의 눈길이기도 하고,

같은 시민의 눈길이기도 하다는 그런 생각이 먼저 든다.

공지영에 대한 선입견.. 왜그랬을까..

이런 생각 마저 들기도 했다.

 

<아주 가벼운 깃털하나> 이책은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글들을 묶어 놓은 책이다.

가볍게 읽을수 있고, 그러면서 공지영에 대한 깊은 내면도

 들여다 볼수 있고, 그녀의 삶의 에피소드~~도 들여다 볼수 있는,,

공지영이 내게준 보너스 같은 책이다.

 

 

 

겁쟁이들은 결코 사랑을 얻지 못해.

무엇이 그리 겁날 게 있어? 까짓것 상처밖에 더 받겠느냐고.

그리고 인생에 상처도 없으면 뭔 재미로 사냔 말이야.. -64

 

오죽하면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두 가지 불치병이 있는데

하나가 어제 병이고, 다른 하나가 내일 병이라고 하고 싶다.

둘 다의 공통점은 아시겠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말을 젊을 때는 그렇게 싫어했고,

지금도 젊을 때는 그러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나이가 드니까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다. -84

 

우리 이제 남 이야기 그만하자 그런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꼭 남의 흉을 재밌게 보아서 정점에 이를 때 그런다.

그래서 내가 한 번은 "좋아 그럼 이제부터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하자.

부인,남편,자식 말고 우리 자신! 자, 너부터!" 하면 갑자기 술자리는

과묵해지고 조용해진다. 참 어려운 일이다. -148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때, 기도를 하지도 좋은 일을 하지도 못할 때

그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친절한 말 한마디를

하는것입니다. 그것은 순교보다 더 위대한 일입니다. -156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이 그만큼 살아 있다는 징표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면,

싫지만 하는 수 없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상처를 딛고 그것을 껴안고

또 넘어서면 분명 다른 세계가 있기는 하다. 누군가의 말대로 상처는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주는 거울이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상처를 버리기 위해 집착도 버리고 나면 상처가 줄어드는 만큼

그 자리에 들어서는 자유를 맛보기 시작하게 된다.

그것은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내리는 신의 특별한 축복이 아닐까도 싶다.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