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자

삼국지6 - 황석영

오르나비 2006. 11. 3. 17:38

 

"네가 자아강도 구할 수 있단 말이냐!"

"쉬운 일이오."

좌자가 금화불은 가져오라고 하더니, 옷으로 화분을 덮어씌웠다가 벗겨냈다.

자아강이 화분 가득히 돋아나 있었다.

좌자는 화분째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가 화분에서 자아강을 집으려 하자 갑자기 화분 속에서 책 한권이 나오는데,

제목이 <맹덕신서-조조가 지었다는 병법책>였다.

조조가 그 책을 펼쳐보니 과연 한자 한구도 틀리지 않았다.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로구나......'  조조가 속으로 놀라고 의심하는데,

좌자가 잔치상위의 옥잔에 술을 넘치도록 가득 부어 조조에게 올린다.

"대왕은 이 술을 드시고 천년 장수사소서."

조조가 말한다.  "그대가 먼저 마셔보아라."

좌자가 머리에 쓰고 있던 관에서 옥비녀를 꺼내 잔 가운데를 그으니 술이 반으로 나뉘었다.

좌자는 그 절반을 마시고 나머지 반을 조조에게 바쳤다.

조조가 크게 꾸짖으며 호통을 친다.

" 이런 요망한 놈, 저리 치우지 못할까!"

좌자는 말대꾸도 없이 술잔을 들어 공중에 던져버렸다.

좌자가 내 던진 술잔은 공중에서 한마리 흰 비둘기로 변하여 전각의 추녀를 스치며 날아갔다.

모든 관원들이 고개를 들어 비둘기를 바라보는 동안 좌자는 사라져버렸다.

좌우 시종들이 아뢴다.  "좌자가 이미 궁문 밖으로 나갔습니다."

조조가 소리친다.

" 이렇게 오사스런 인물은 없애버려야 마땅하다!  그대로 두었다가는 반드시 해가 될것이다."

-6부-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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